[인터뷰]카를로 브리구오리 클리니카메디터레니아 중재적 순환기내과연구소장
제5차 아시아태평양심부전학회 학술대회가 16~17일 부산에서 열렸다. 이번 학술대회는 분자생물학·바이오마커·새로운 약물치료·예후와 재활·영상의학 등 심부전의 A부터 Z까지 총괄적으로 짚어보는 기회가 됐다. <의협신문>은 이번 학술대회에 참석한 2명의 해외 연자를 인터뷰해 두 차례에 걸쳐 싣는다. |
-PCI 시술 전 고용량 스타틴 투여는 왜 중요한가?
NAPLESⅡ연구에서 스타틴을 복용하지 않았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PCI 시술 24시간 전 고용량(80mg) 아토르바스타틴을 투여했더니, 심근경색의 바이오마커인 CK-MB와 Troponin1 수치가 정상 보다 3배 이상 증가한 환자의 비율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. 즉, LDL-콜레스테롤 수치에 관계없이 PCI 시술 후 합병증 위험을 낮추기 위해 모든 환자가 시술 전에 고용량 아토르바스타틴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다.
-LDL-C가 높지 않은 환자에서도 효과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인가?
아토르바스타틴의 효과 중에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과 별도로 염증 발현이나 내피세포의 기능, 혈소판의 활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다면발현효과(pleiotropic effect)가 있다. 이러한 효과는 혈관 파열이나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합병증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하겠지만, 미세혈관 사건을 줄일 수 있다.
예를 들어, 염증 지표(CRP)가 높은 안정형 협심증 환자와 낮은 환자 모두에서 아토르바스타틴을 투여했을 때 항염증 효과가 나타났고, PCI 시술 전 고용량 스타틴을 투여했을 때 혈관내피모세포(EPC) 수치가 크게 증가했다(134~135). 또 아토르바스타틴 복용 환자그룹에서 산화질소 수치가 높았다.
-하지만 NAPLESⅡ연구에서 연구 시작 당시 염증 지표(CRP)가 정상이었던 환자의 경우 스타틴 투여의 효과가 유의하지 않았다(CK-MB가 3배 이상 증가한 환자 비율 11.1% vs 15.0%, p=0.18).
그 결과는 스타틴의 항염증 효과의 기전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. 그러나 CRP에 따른 분석 결과는 사후 분석을 통해 얻은 것이기 때문에 정상 CRP에서 스타틴의 효과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. 또 통계적인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지만, 스타틴 투여군에서 더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. CRP가 정상일 경우 정말 스타틴의 효과가 없는 지를 알고 싶다면 CRP 수준에 따른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를 진행해야 한다.
-스타틴 계열 효과라고 볼 수 있을까? 아니면 아토르바스타틴만의 고유 효과인가?
지금까지 이 분야에서 진행된 대부분의 연구는 아토르바스타틴에 대한 것이다. 한국에서 로수바스타틴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. 아직은 계열 효과인지, 아토르바스타틴 고유의 효과인지 알 수 없다.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동안 스타틴을 투여해왔던 경우라면 지속적으로 복용하도록 할 것이고, 그렇지 않았다면 단기간 고용량을 썼을 때의 효능을 입증한 스타틴을 선택하겠다.
-LDL-C가 높지 않은 PCI 수술 환자에게 스타틴을 언제까지 투여해야 할까?
NAPLESⅡ연구에서는 프로토콜에 따라 시술 후 퇴원하는 환자에게 아토르바스타틴 20mg을 처방했지만,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LDL-C가 낮다면 굳이 20mg까지 처방하지는 않을 것이다. 다만 다면발현효과가 필요한 경우 높은 용량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. 또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게는 장기적으로 고용량 스타틴을 투여한다.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LDL-C가 아닌 혈관내피모세포 등과 같은 마커를 사용해서 스타틴 용량이나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할 수도 있다.
-PCI 시술 전에 스타틴을 줬을 때 실제로 질병 발생이나 사망률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나?
아직 유럽의 가이드라인은 최적의 약물 요법을 선택하도록 하되, 항혈소판제 외에 특별히 스타틴을 써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. 사람들을 설득하려면 사망 등 주요 심장 사건 지표(MACE)를 1차 연구 목표로 적용한 임상 연구 결과가 필요할 것이다. 안타깝게도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임상 성과 연구는 없다. 그러나 이탈리아의 동료들과 함께 지금까지 진행된 모든 관련 임상연구 자료를 수집해 메타분석을 준비하고 있다.